“도민회 포럼서 도민 중심의 아젠다 발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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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쌓아 IMF 외환위기 극복…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인 성장
도민회 노인 회원 고향 방문·청년 역사 탐방으로 애향심 고취
삼다수 판매 이익잉여금으로 제2탐라영재관 신축 사업 건의
허능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이 지난 6월 15일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33대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허능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이 지난 6월 15일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33대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허능필 제33대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만 62세)은 무역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탐라랩테크’라는 중소기업을 설립, 알차게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2017년 발족된 재외제주경제인 총연합회 창립 멤버인 그는 서울제주도민회장학회 이사로서 제주 출신 인재 양성에 이바지하고 있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재경대정향우회장을 역임하며 제주도민회 활성화에도 앞장서 왔다.

허 회장은 지난 2월 회장 선거에서 ▲도민회 노인 회원을 위한 고향 방문 ▲도민회 자녀와 청년들을 위한 역사 탐방 등을 실시해 제주에 대한 애향심으로 키우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재외제주경제인으로서 ▲도민회원 자녀 취업난 해소를 위한 시스템 구축 ▲제주도와 협력을 강화해 제주산 농수축산물 판로 확대는 물론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굴곡 많았던 성장 과정

허 회장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출신으로 1960년 6남1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마을주민들의 소를 대신 팔아주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가 소 판매대금을 다 날리고 농사짓던 밭도 처분하면서 가세가 기울게 되자 방황을 하게 된다. 막내아들이 잘못될까봐 걱정을 하던 어머니에 의해 그는 큰 형수님의 연고가 있는 천안의 천안북일고로 진학, 졸업을 하게 된다.

어릴 적부터 가축과 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수의사를 꿈꾸며 1979년 충남대 수의학과에 입학을 했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학을 휴학하고 제주에서 방위병으로 근무하던 1981년, 소대장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대정읍 구억리를 다녀오던 중에 길가에 있던 말과 부딪쳐 머리를 크게 다친 것이다.

말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그는 3일 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이 사고로 3년 동안 병치레를 해야 했고 복학도 하지 못해 수의사 꿈을 접어야만 했다.
결국 그는 다시 학력고사를 치러 1984년 제주대 법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무역업에 발을 들여 놓다

허 회장은 1988년 제주대 법학과를 졸업하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영신교역’이라는 무역회사에 입사를 했다.

서울 종로에 있던 이 회사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기초과학 장비들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판매하는 업체였다.

그는 영신교역에서 5년 정도 근무하면서 무역에 대한 실무경험을 쌓은 후 1994년 부산에서 ‘탐라랩테크’라는 무역회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취급 품목은 주로 환경 분야인 수질, 대기 분석 장비와 식품 잔류 농약, 바이러스 검사 측정 장비들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기술이 앞서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장비들을 수립해 관공서 등에 납품한 것이다.

탄탄대로라고 생각했던 회사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인해 망하기 일보 직전 상태까지 갔다.

허 회장은 “당시 후불 결제로 물품을 수입했는데 달러당 환율이 760원에서 1800원까지 오르면서 순식간에 20억원 정도를 날렸고, 수입한 물건은 쌓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다행히 IMF 외환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외국 업자들과 신용과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이었다.

▲강소기업으로 발전 

허 회장은 IMF 외환위기를 버텨낸 후 주로 관공서 등을 위주로 검사·분석 장비들을 납품했다. 관공서에 납품하는 장비는 관세가 면제되는 혜택도 주어졌다.
조달청을 통해 제주환경연구원에 환경 분야 장비들을 납품했고, 서울 가락동농산물시장에는 잔류 농약 검사 장비들을 공급했다.

이처럼 관공서 위주로 장비들을 공급하다보니 지역제한 입찰을 피하기 위해 지역별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서울, 경기, 제주 등에서 모두 8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탐라랩테크가 모기업이라면 지역별 회사는 자회사라고 볼 수 있는데 직원은 각 회사당 2명씩 총 16명이고, 지난해 총 매출액은 250억원 정도다.

허 회장은 “앞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코로나가 끝나면 검사·분석 장비를 직접 제조해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또 최근에는 회사의 영업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예전 방식이던 ‘아이템 영업’을 줄이고 ‘필드형 영업’을 대폭 늘린 것이다.

허 회장은 “아이템 영업은 업체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물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공급 위주의 방식이라면 필드형 영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을 먼저 파악한 후 수입·판매하는 소비자 중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허능필 서울제주도민회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은 지난 7월 도민회 회의실에서 고충상담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허능필 서울제주도민회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은 지난 7월 도민회 회의실에서 고충상담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도민회장으로서의 핵심 추진 사업

허 회장은 최우선적으로 도민회 조직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도민회의 실무 업무를 맡고 있는 총무가 1966년생(만 56세)인데 총무보다 젊은 세대들의 조직이 아예 없다”며 “청년들이 도민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TF팀을 구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서울도민회 조직 활성화를 위해 5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제2탐라영재관 건립도 핵심 추진 사업이다.

허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 있는 탐라영재관은 건물이 낡고 이미 포화된 상태로 학생들에게 기숙사 역할 밖에 못하고 있고, 위치도 서쪽에 치우쳐 있어 연세대, 서강대, 중앙대 등을 제외하면 탐라영재관 이용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2탐라영재관 건립 사업은 제주 인재 육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제주개발공사가 삼다수를 판매해 얻은 이익잉여금으로 제2탐라영재관 신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건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서울제주도민회관도 건물이 낡았다”며 “제2탐라영재관이 건립되면 서울에 흩어져 있는 제주도 산하 및 관련 기관들이 한 곳으로 모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울도민회가 앞장서 제2탐라영재관 신축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제주도의 실무 부서 공무원들과 협의를 하며 예산부터 확보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농수축산물 온라인 쇼핑몰 시스템 구축이다.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임 회장 때 1억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인데 도민회에서 4300만원을 추가로 부담, 총 1억4300만원의 사업비를 갖고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허 회장은 설명했다.

▲제주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제언

허 회장은 “지금 제주도는 관광 외에 특별한 미래 산업이 없는데도 제2공항 문제와 해군기지 건설로 지역사회는 분열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원희룡 지사 당시에는 민주당 출신이 대통령이어서 제2공항이 동력을 얻지 못했다”며 “제2공항은 좌·우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전문가들을 모시고 실사구시 차원에서 공청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오영훈 지사는 반대 단체 의견만 듣고 제2공항을 접으면 안 된다”며 “전체 도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허 회장은 이어 “서울도민회 산하에 교수 등 20명의 전문가들로 포럼을 구성했다”며 “아젠다에 따라 전문가를 배치해 제주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보와 보수 한쪽 편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며 “지속 가능한 도민 중심의 아젠다 발굴과 정책 제안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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