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탈당·무소속…후폭풍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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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지켜보고 있다’ 여·야 공심위원들 면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 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낙천에 강력히 반발,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 총선정국에 현역 물갈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나라, 영남`25명`물갈이



영남 현역 의원 25명을 탈락시킨 사상 최대의 물갈이 공천 결과를 놓고 한나라당내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은 “표적 공천”, “정치 보복”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탈당, 독자 출마를 강행해 `무소속 연대’를 구성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려는 등 조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박근혜 전 대표의 합류 여부에 따라서는 한나라당 공천 내홍이 이번 총선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공천탈락에 대해 “당권 장악의 걸림돌이기 때문에 제거된 것으로 명백한 보복정치”라고 규정한 뒤 “여론조사 열세자를 비롯, 부적격자들에게 공천권을 주는 무원칙한 공천이 자행됐다”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 공심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후 당사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히면서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무소속 연대 같은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고문을 지낸 서청원 전 대표도 SBS 라디오에 출연, “어젯밤 친박 의원들이 긴급 모임을 가진 결과 대충 신당 쪽으로 얘기가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탈당을 해야 한다’,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오늘, 내일쯤 본인이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동 자택에 칩거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다. 사적 감정을 갖고 표적공천을 한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밝힌 뒤 향후 거취에 대한 숙고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조만간 측근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대표의 탈당 여부에 대해 “중요한 것은 국민 여론”이라며 “국민적 시각에서 이번 공천이 부당하다는 판단이 있어야 박 전대표의 결행이 가능할 것이며, 박 전대표가 탈당을 결행하면 한나라당은 거의 무너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친박 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공천 물갈이에 반발, 탈당을 결행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당을 떠나지 않고, 영남, 충청권의 총선 지원유세를 거부하는 등 당내 투쟁을 벌이며 향후 진로를 모색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민주,무소속`출마`연대`구상



통합민주당도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공심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고, 호남과 충청권 일부 탈락자들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탈락한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공천 결정은 이인제를 당에서 축출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재의가 수용되지 않으면 나를 축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동지들과 유권자의 뜻을 물어 행보를 결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중식 의원은 함께 공천에서 탈락한 채일병, 이상열 의원 등 `구(舊)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을 규합해 무소속 연대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지만 전 지역에 걸쳐 경쟁력있는 예비후보들을 규합, 무소속 연대나 준결사체를 구성해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뒤 비판세력에 가담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세를 확대하기 위해 마지막에 잔류 사수파와 통합했는데 결과적으로 더 분열되는 상황이 벌어져 결국 소탐대실이 된 것”이라며 “탈당을 하게 된다면 공천작업이 완료된 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의원은 “구 민주당은 의원수가 적어 당직 활동과 국회 특위 활동이 많은 관계로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공천심사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는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한 바 없고 이의신청 결과를 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연합뉴스>



여야가 4·9총선 후보 공천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눈높이 공천’, 통합민주당은 `‘개혁 공천’이라는 슬로건을 각각 내걸었지만 사실상 초점은 현역의원 물갈이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은 `호남 30%, 비호남 20%라는 목표를 처음부터 내걸고 `쇄신 공천’의 고삐를 죄고있고, 한나라당은 `화약고로 불렸던 영남에서 절반 가까운 현역 의원을 교체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공천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여야 공천심사위원회의 면면에 국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전문가로`구성



서울지검장 출신인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외부 인사와 이방호 사무총장 등 5명의 소속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인사 중에는 법조인 출신 1명, 교수 4명에 노동계 인사 1명이 포함됐다.

당내 양대 계파인 친이(親李.친이명박), 친박(親朴·친박근혜)계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까운 지도 중요하다. 공천의 주도권을 쥔 친이 측과 공천 탈락의 위험을 느껴온 친박 측의 대결장이 공심위였기 때문이다.

외부 인사는 안강민 위원장과 이은재 건국대 행정대학원장, 김영래 아주대 교수, 양병민 전국금융산업노련 위원장 등이 중립, 강정혜 서울시립대 교수는 친박,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는 친이 성향을 띤 것으로 분류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 95년말 대검 중수부장 재직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일각에서 `영남 홀로코스트라는 평가까지 나온 영남 물갈이를 주도했다.

표정에서 전혀 감정을 읽을 수 없어 `포커페이스로 불리는 안 위원장은 공천심사 초반 “통합민주당보다 감동없는 공천을 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오다 영남권에서 존재를 입증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의 낙천을 공심위원장직 사퇴까지 거론해가며 관철시키는 뚝심을 보여줬으나 당내 일각에선 “여론을 의식해 필요 이상의 희생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정혜 교수와 강혜련 교수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를 전개하면서 `문제있다고 생각하는 현역 의원들의 낙천을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이은재 교수, 한국정치학회장인 김영래 교수, 양병민 전국금융산업노련 위원장 등 나머지 외부 인사들도 `탈레반으로 불릴 만큼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통합민주,`개혁`드라이브



초반부에 비리·부정 전력자 11명 전원을 내친데 이어 현재까지 현역 의원 15명을 탈락시키는 등 개혁공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 공심위원은 외부 7명과 내부 5명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인사는 박재승 위원장을 포함해 김 근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박경철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이이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 중소기업 대표격인 장병화 ㈜가락전자 대표이사,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로 진용이 짜였다.

박 위원장이 `삼고초려를 거쳐 직접 발탁한 외부 인사들은 비리 전력자 전원 탈락 방침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등 `공천특검, `한국판 포청천으로 불리는 박 위원장과 찰떡 공조를 과시하며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들이 주도한 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은 여론의 큰 반향을 얻으면서 박 위원장 등 민주당 공심위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임명 당시부터 특이한 이력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박경철 위원은 `시골의사란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로, 최근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뉴하트’의 원작자이자 재테크 전문가도 이름을 날렸다. 인병선 위원은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로 유명한 고 신동엽 시인의 부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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