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9총선 ‘현역의원 탈락’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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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남 40% 교체” 민 “호남 50% 물갈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4.9 총선 공천과정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을 대폭 교체하는 `물갈이 공천’을 현실화하면서 탈락 의원들은 물론 해당 계파의 조직적 반발 조짐까지 보이는 등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6일 경기도 현역의원 5명을 탈락시키고 정치 신인들을 대거 발탁한 데 이어 내주초로 예상되는 영남권 공천심사에서도 대폭적인 현역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고, 통합민주당도 전통적 강세지역인 호남 지역의 `공천 혁명’을 공언하고 있어 정치권에 `메가톤급 낙천 태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한선교 의원 등 측근들의 낙천에 대해 `표적공천’ `정치보복’이라며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채 `칩거정치’에 돌입, 친박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영남권의 공천 향배와 박 전대표의 행보에 따라 당내 계파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영남권에서도 대거 탈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수도권에서 현역을 30% 가까이 교체한다면 영남은 40% 이상 바꿀 수도 있다”며 “친 박근혜계 의원뿐 아니라 친 이명박계까지도 희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도 현역 교체는 영남권 물갈이의 신호”라며 “영남권에서는 교체 폭이 더 커질 수도 있고, 교체 대상에는 계파를 불문하고 거물급 중진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필요한 곳은 물갈이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 영남권도 어느 정도 물갈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느 당이 개혁공천을 하는지는 지금부터”라며 “공심위는 계파간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무시하고 오로지 공정한 기준과 양심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민을 감동시키는 개혁적 공천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의원들은 공심위가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자파 의원들을 대폭 탈락시킬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여론조사가 높은 현역을 탈락시키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데 모두 힘을 합쳤는데 이제 와서 친이, 친박으로 갈라 보복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삼성동 자택 칩거에 들어간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한 측근은 “현재로서는 영남권 공천에서 물갈이 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교체 폭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상하게 된다면, 그때부터 진짜 심각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측근들도 이날 회동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친박계 탈락 의원인 이규택, 한선교 의원이 공심위 결정에 반발, 재심을 청구한 데 이어 김영우 전 당선인 비서실 기획 부실장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한 초선 고조흥(경기 포천.연천) 의원측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낙하산 공천”을 주장하며 공천 재심을 촉구했다.

통합민주당도 `예외없는 비리인사 배제론’과 `현역 물갈이 30%’로 대표되는 대대적인 쇄신공천을 통해 상당수 현역의원들을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일단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들을 예외 없이 공천대상에서 배제한다는 기준을 확정함에 따라 당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과 국회 부의장인 이용희 의원 등 2명의 현역의원이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공심위가 공천심사를 본격화할 경우 현역의원들이 줄줄이 탈락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현역의원들의 대대적 물갈이는 우선 민주당의 초강세지역인 호남에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공심위는 공천혁명의 구체적 형태로 `30% 물갈이’를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 지역에서부터 그 바로미터를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일단 호남에서는 1차 관문에서 30%를 탈락시키는 것이 확실하다”며 “이 부분은 목표치 30%가 아니라 아예 심사대상조차 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향후 심사에서 물갈이 폭이 50%를 넘어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물갈이 작업은 필연적으로 상당히 강한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공천대상에서 배제된 김홍업 의원이 반발하고 있고, 이용희 의원은 자유선진당으로의 입당설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심사결과가 본격적으로 발표되면 물갈이 대상에 포함된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거나 무소속 출마나 다른 당으로의 입당을 통한 출마 등 반발 행보에 나설 수 있어 `물갈이 후폭풍’이 상당한 진통을 초래할 전망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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