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고졸 말단 직원서 주경야독으로 농협중앙회 임원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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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첫 교육지원 상무, 총무국장 등 요직 섭렵
제주농업 발전 위해 농민·행정·농협 간 신뢰도 높여야
▲ 강덕재 농협중앙회 상무가 서울 중구 충정로에 있는 본사 표지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 상무가 팀장 당시 21층으로 신축한 본사 표지석 뒤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강덕재 상무는 농협중앙회에서 제주 출신으로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핵심 요직인 총무국장(現 총무부장)을 역임했으며 처음으로 교육지원 상무에 올랐다.


특히 그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농협에 입사한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으로 제주대학교 경영학과와 서강대학원을 졸업, 말 그대로 고졸 출신 말단 직원에서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농협중앙회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제주지역본부장으로 재직할 때는 제주 감귤 및 월동채소 등 밭작물의 안정적 유통 처리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물론 지역사회 봉사 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농협중앙회 소개 및 교육지원 상무의 역할


농협중앙회는 전국 1131개(2016년 말 기준)의 농·축협이 출자해 만들었다.


이 회원 농·축협은 약 230만명의 농민들이 출자해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다시 말해 230만명의 농민들이 주주인 셈이다.


중앙회는 회원 농·축협을 지도 및 지원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조직은 교육지원과 상호금융 부문으로 나뉜다.


또 중앙회가 전액 출자한 경제지주와 금융지주가 있으며 경제지주 산하에 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농협양곡, 남해화학, 농협케미칼, 농우바이오, 농협홍삼, 농협무역, 농협사료, 농협목우촌, 농협식품 등의 계열사가 있다.


금융지주 산하에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Amundi 자산운용, 농협캐피털, NH저축은행 등의 계열사가 운영되고 있다.


강덕재 상무는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김병원 회장 취임 이후 2015년 말 기준 3722만원인 농가소득을 2020년까지 5000만원을 달성하고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무를 총괄하는 교육지원 상무로서 농협중앙회의 목표 달성과 회원 농·축협의 건전 경영과 경쟁력 제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건설을 위해 농·축협 균형 발전 등 6대 중점 과제를 선정,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앙회와 회원 농·축협의 경영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강덕재 농협중앙회 상무(가운데)가 지난해 제주농협본부장으로 있을 당시 감귤원을 찾은 원희룡 지사(오른쪽)와 감귤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지역본부장 3년을 회고한다면


강 상무가 제주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2014년 양배추 처리난이 예고됐다.


생산량 예측 결과 과잉생산이 예상되자 그는 제주도의 협조를 얻어 17억5600만원(제주도 11억4100만원, 농협 6억1500만원)을 투입, 281㏊ 면적의 양배추 1만9000t을 폐기 처분하고 맥주보리를 대체파종을 추진했다.


그는 “그 당시 양배추 시장 격리로 가격이 올라 농가 수입이 292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감귤 수확기에 잦은 비 날씨로 인해 감귤 품질이 떨어지자 조합장회의를 통해 제주도에 가공용 감귤 4만t 추가 수매를 요청, 수급조절로 정상적 유통 처리를 꾀했다.


2016년 태풍 ‘차바’로 제주 월동무 재배 면적 4062㏊의 30%에 달하는 1200㏊가 피해를 입었을 때는 농협중앙회장에게 ‘월동무 재 파종과 맥주보리 대체 파종을 통한 피해복구 사업’을 건의, 10억원 상당의 월동무와 맥주보리 종자를 무상 공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주지역본부장 재직하면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제주지역본부는 농촌 일손 돕기, 사회복지시설 봉사, 농촌 주거환경 개선 등 총 2만3428시간의 봉사 활동을 기록, 직원 1인당 평균 11시간의 봉사 활동으로 지역사회로부터 농협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지역본부가 2013년부터 3년간 ‘희망드림프로젝트’를 시행, 경제적 빈곤으로 꿈을 잃은 청소년 등 생활이 어려운 이웃 137세대에 3억원을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보람을 갖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 강덕재 상무(오른쪽)가 제주농협 본부장을 역임했던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내습 피해 현장을 찾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가운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상무로 승진까지의 과정


강 상무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1979년 농협에 입사했다.


서귀포지점에서 농협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5년 IT 적성검사 우수자로 선정돼 중앙회로 근무지를 옮기게 된다.


1993년 농협중앙회 총무부로 자리로 옮겨 1999년 3급으로 발탁 승진됐으며 2006년 2급(현재의 M급)으로 승진한 후 2012년 농협은행 채널개발부장을 거쳐 2013년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총무국장(현재의 총무부장)으로 승승장구했다.


2014년부터 2016년 말까지 제주지역본부장을 역임한 그는 올해 1월 1일자로 교육지원 상무로 승진했다.


제주 출신으론 첫 교육지원 상무다.


총무부 근무 당시 그는 실무 책임자로서 현 중앙회 본관 건물(지하 4층 지상 11층) 신축 및 입주, 중앙회 별관(지하 2층, 지상 7층) 신축, 중앙회 기존 17층 건물 철거 및 신관(지하 6층, 지상 21층) 건물 신축 등의 사업을 추진, 농협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고졸 입사자이기 때문에 ‘입사 동기’가 없고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학연’이 없으며, 제주 출신이라서 ‘지연’도 없는 3無 인간”이라는 그는 “근면성실하고 꼼꼼한 업무 처리와 원활한 인간관계가 임원으로까지 승진하는 배경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농협에 재직하는 동안 고향 선후배들로부터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으나 동창회·향우회 등 지역사회 활동에 부족한 점이 많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양해를 구했다.

 

▲제주농업의 미래 발전 방향


강 상무는 “감귤이나 월동채소를 포함한 밭작물 등 제주 농업의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농업 발전 계획을 수립,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농민과 행정, 농협 간에 ‘농업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생산 및 유통 처리 매뉴얼을 제정해 활용하는 것도 제주 농업의 발전에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수립 시행하고 감귤산업에 대한 가치 사슬(value chain)을 만들어 육성·보완 과제를 발굴·개선 필요성과 함께 월동채소류의 유통 저장 시설 확충 및 물류비 절감, 적정 생산량 예측 시스템 마련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대규모 관광시설 및 공공시설 등에 제주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농협 전속 납품 시스템’ 마련, 이를 위한 밭작물 APC 건립 필요성도 제시했다.

 

▲행정·농협·농민 역할 분담에 대해


강 상무는 제주농업 발전을 위해 행정과 생산자단체인 농협, 그리고 농민들의 철저한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행정은 최종 농정 책임기관으로서 컨트롤 타워 기능과 함께 농업 소득 증대를 위한 예산 지원, 농산물 유통 인프라 시설 구축, 농업기술원은 농산물 신품종 개발 및 농작업 기계화, 아열대 과일 등 새로운 품목의 재배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협은 농산물 유통·판매 조직으로서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농민들에게 신기술 습득 기회 제공, 신품종 도입 재배 지원, 농산물 유통시설 건립 운영 등을 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은 농협과의 계약 재배를 통한 계통 출하 확대 및 농산물 생산량 통계 산출에 적극 협조하고, 농산물 출하조직을 규모화, 농업 신기술 및 새로운 품목 도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성장 과정과 가족 관계


강 상무는 성산읍 수산리에서 3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나 고향에서 수산초와 성산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제주상고로 진학했다.


그는 “성적이 최상위권인 형과 동생에 비해 공부도 잘 못했고 가정 형편도 넉넉지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해 은행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제주상고로 진학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 시험을 볼 때 일반 시중은행이나 특수은행은 서울에서 입사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차비도 없고 합격할 자신도 없고 해서 제주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농협에 응시, 합격을 하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가족으로는 농협에서 만나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부인 양영순씨(56)와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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