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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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논설위원

어렵게 대학 관문을 통과한 신입생들이 합격 통지를 받은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첫 학기 등록금 납부다. 한데 수업료와 입학금 등이 명시된 등록금 고지서를 받을 땐 합격의 기쁨도 잠시뿐이다.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 입학금은 이제 갓 대학에 진학하는 새내기들에겐 또 다른 ‘짐’이다. 그들에게만 부과되고 있어서다. 여기서 대학 입학금이란 말 그대로 대학에 입학할 때 학교에 내는 돈이다. 한데 어느 누구도 왜 내야 하는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곳저곳 물어봐도 그 용처를 알 수가 없다.

그 유래도 불분명하다. 다만 일본의 입학금 문화가 일제강점기 때 유입됐다는 설이 전해온다. 징수 근거 또한 없다. 입학금이 대학 재정을 충당하는 용도의 ‘눈먼 돈’이란 비판이 오래전부터 자자한 이유다. 그럼에도 다들 내니까 그냥 납부하고 있을 따름이다.

▲올해 4년제대 228곳(캠퍼스 및 분교 포함)의 입학금은 평균 59만원대이다. 제법 큰 금액이다. 특히 사립대는 평균 72만원으로 국공립대(14만원대)보다 5배 가까이 비싸다. 100만원 이상을 받거나 100만원에 근접하는 대학도 적지 않다. 반면 입학금이 없는 대학도 있다.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산정기준이 없고 사용내역이 명확하지 않은 탓이 크다. 대학들이 마음대로 책정해도 마땅히 규제할 근거가 없는 게다. 그렇다고 불법은 아니다. 대학의 운영 등을 담은 고등교육법에 ‘학교의 설립자ㆍ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학은 입학금을 내지 않으면 입학을 불허한다. 그러니 합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입학금을 내는 수밖에 없다. 거기에 수업료까지 더해지면 신입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가중된다. 대학 입학 자녀를 둔 가정에선 허리가 휘어질 지경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한 학기 등록금이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대학 신입생들에게 별도로 부과되는 입학금을 놓고 말들이 많은 까닭이다. 이런 시점에 최근 대입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다소 반가운 소식이 들려졌다. 제주대를 비롯한 전국 41개 국공립대가 내년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한 거다.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입학금 폐지를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 입학금이 비싼 사립대들이 관망하고 있어서다. 그 와중에 어제 사립대인 원광대가 입학금을 내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80% 내리기로 했다. 과연 다른 사립대들은 어떤 행보를 할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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