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들 떠나는 문화예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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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띠기도 전에 사라지는 ‘삼도2동 원도심 활성화’
▲ <제주신보 자료사진>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 주변에서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건물주의 기대심리로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제주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3억3500만원을 들여 삼도2동 옛 제주대병원 일대에 문화예술 거점 조성 사업을 벌이고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했다. 보도블록·인도판선 포장과 트릭아트 벽화 설치 등 주변 정비와 빈 점포를 임대해 입주 예술인의 창작 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37억5000만원을 투입해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 등 원도심 일대에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공모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 중이다.


제주시는 이를 통해 원도심 유동 인구를 늘려 침체된 주변 상가 등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몇 년 새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 주변에 행정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건물주의 기대 심리와 함께 거리 주변 부동산 가치와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생겼다.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했지만 정작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문화예술단체가 원도심이 활기를 띠기도 전에 거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실제 2011년부터 삼도2동 주민센터 앞 건물 지하·1층을 임대해 연극을 해온 A씨는 최근 건물주가 바뀌면서 임대 계약 만료 전 급히 터를 옮기게 됐다.


A씨는 “6년 전 건물주가 향후 건물을 매매할 계획이 없고, 임대료가 다른 곳보다 저렴해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됐다”며 “하지만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면서 건물 실거래 가격이 2배가량 오르자 건물주가 마음을 바꾸고 건물을 팔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실거래 가격은 물론 임대료도 2배 정도 상승했다. 제주도 땅값 상승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지만 문화예술의 거리와 한·두 블록만 떨어져도 임대료가 이처럼 높지 않다”며 “거리가 조성되면서 오히려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제주시가 추진 중인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 빈 점포 임차 지원 사업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제주시는 당초 문화예술인 창작을 위한 빈집과 점포 등 21동을 임대할 계획이었지만 높아진 임대료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까지 16동을 겨우 빌린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음 목표했던 원도심 활성화까지 요원한 상태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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