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보호구역도 재선충에 뚫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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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라산도 더 이상 소나무재선충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재선충병이 어느새 한라산 깊은 곳까지 침투해서다. 천연보호구역 경계인 해발 900m 지점에서도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발견된 것이다. 해발 700m 이상 고지대는 재선충병 안전지대로 여겼던 그간의 통설을 뒤집었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한라산국립공원 내 붉은색을 띠며 고사한 소나무 3그루를 조사한 결과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1그루는 어리목 입구 해발 900m, 2그루는 고랭지시험포 입구 해발 730m에서 발견됐다. 특히 2그루는 지난해 감염지역과 400m밖에 떨어지지 않아 방제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사실은 강원도 기우산 해발 850m 지점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하자 한라산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제주도는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긴급 역학조사에 나선다고 한다. 그와 병행해 국립공원 항공방제와 해발 1000m까지 나무주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당국의 발 빠른 대처에 박수를 보낸다.


한라산은 해발 600~1500m 사이에 988㏊ 규모의 소나무 숲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한라산국립공원 전체 면적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당수가 최우량 유전형질을 가진 적송이라고 한다. 한라산의 소나무 숲을 보존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 면에서 한라산에 대한 방제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은 한번 감염되면 순식간에 숲을 황폐화시키는 몹쓸 병이다. 제주엔 2004년 처음 확인된 후 2013년 고온현상으로 본격적으로 창궐했다. 그간 4차례의 방제작업에서 잘려나간 고사목만 무려 190만그루가 넘는다. 5년째를 맞아 감염목이 조금씩 줄고 있긴 해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020년에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선포하는 목표를 세웠다. 허나 ‘한라산은 소나무 재선충병 안전지대’라는 공식이 깨져 예사롭지 않다. 한라산은 제주도민에겐 어머니 품 같은 곳이다.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이기도 하다. 부디 한라산 청정지대를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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